드라마 후기

<수박> : 여름방학 같은 드라마

cous 2025. 5. 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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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1월 22일 일기 / 수박(드라마)

치킨 쿠폰 응모완. 오블완.백화점 쿠폰까지는 응모 못하겠는데.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일기 써야지. 정말 불안불안한 영화다. 와.. 영화 진짜 잘 만들었네. 근데 포스터에 저런 장면 영화에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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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쓴 것을 이어서

 

 

여름방학 같은 드라마였다.

 

누구는 쌍둥이 언니가 죽은 이후로 시간이 멈춘 사람, 누구는 어린 시절 엄마가 떠난 사람, 누구는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자신은 멈춰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주인공 모토코는 길을 걷다가 인터뷰를 하게 된다. 20년 후에 어떤 사람이 될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기대에 부풀어서 상상해 본다.

 

그런데 20년 후가 2023년이다. 세상에 오지 않을 것 같은 20년 후가 이미 지나갔다.

 

그리고, 주인공 모토코의 얼굴을 점점 굳어진다. 내 20년 후가 지금과 전혀 다를 것 같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이 장면이 참 씁쓸하면서도 나도 모토코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던 당시에는 나도 별로 변화가 없을 것 같았거든. 물론,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져서 20년 후가 전혀 상상되지 않지만.. 재미있는 것은 아예 돈을 가지고 도망간 바바는 경찰에 쫓기며 너무 불행하다고 말한다. 평범한 하루를 반복하는 모토코는 차라리 바바의 인생이 부럽다. 하지만 결국 모토코는 바바와 같이 떠나지 않는다. 모토코는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기로 한다. 같은 하루가 반복되어도 전혀 다른 하루니까.

 

좋아하는 사람의 고양이가 사라졌다고 연차를 내고 왔다. 낭만적이네. 그런데 사장도 중요한 일이니 가라고 했단다. 키즈나는 이 말이 당황스럽지만, 남자는 세상에 그런 사람도 있다고 대답한다. 고양이 츠나요시가 사라진 에피소드에 나오는 장면이다. 키즈나는 츠나요시가 사라진 후 괜히 고양이에 대해 말하지 않고, 모른 척 지낸다. 하지만 키즈나를 좋아하는 이 남자는 키즈나를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피한다 해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하잖아요. 이러 대사 하나하나가 참 재미있다. 고양이를 잃어버린 상황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는 게.

 

이 두 사람에게 또 재미있는 장면이 있다. 남자가 키즈나를 좋아해서 비싼 선물을 사오자 키즈나에게 엄청 혼난다. 돈을 왜 그렇게 쓰냐고 하니까 비싼 선물을 주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갖고 싶은 게 없다고, 그러자 키즈나가 말한다. 갖고 싶은 게 없으면 알바를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이 대사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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