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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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 최악을 상상하는 건 너무 쉽게 매력적이다.책 후기 2025. 1. 23. 17:34
민음사의 이 젊은 작가 시리즈를 아주 다 도장깨기 할려나 보다. 하지만 조예은 작가잖아. 안 볼 수가 있나. 무조건 봐야지. 녹지 않는 눈이 내리고 나서의 이야기. 이 눈은 "소량 접촉 시 발열, 구토, 가려움, 발진,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알레르기 반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한 여름에 눈이 내리자 신나서 눈을 맞던 운동장의 아이들이 곧 소리를 지르며 학교로 뛰어들어오는 장면은 텍스트로만 봐도 재난을 목격한 것처럼 긴박했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요즘의 세상처럼. 그래서 스노볼이 싫었다. 작은 손짓으로도 뒤집어지는 세상이 도무지 아름다워 보이지가 않았다. 최악을 상상하는 건 너무 쉽게 매력적이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그건 내 오랜 습관이기도 했다. 최악의 최악을 상상하며 심장을 미리 단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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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플라이트>_박민정 작가책 후기 2024. 5. 25. 18:31
아빠, 여기서 실패하면 군말 없이 삶으로 돌아갈게요. 빛 들지 않는 방으로. 직장으로 갈게요. "살해하고 싶었던 수많은 풍경들이 떠오르려고 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지. 너무 적나라한 생각이라 글로 쓰기도 어려운 말인데. "영훈은 그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뭔가를 떠올리고, 떠올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더구나 이렇게 앉아서는." "혜진이 아니라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는데, 혜진 말고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종종걸음을 걷는 간호사의 슬리퍼. 하얀 슬리퍼의 앞코에 거뭇하게 올라온 땟자국을 보면 그것 역시 바쁘게 살아 있다는 증거일 터라 질투가 났다."- 혜진은 의식이 없다. 영훈은 혜진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온갖 살아있는 것들에 질투를 하고 있다. "왜 아저씨는 예나 지금이나 불행하기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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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_구병모 장편소설책 후기 2024. 5. 11. 18:45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는 재미있는 책이 참 많다. 이런 스타일의 표지에서 내가 읽은 책은 , , , 가 있다. 여기에 오늘 이 추가되었다. 요즘 도서관에 다니는데, 책 대출 기간이 2주라서 2주에 한 권씩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올해 벌써 책 8권 읽었는데, 2주에 한 권이면 1년에 몇 권이야. 어쨌든 읽고 싶은 책 힘들게 사거나, 이북으로 사 읽지 말고, 도서관을 애용해야겠다. 세상에 나는 도서관 가는데도 시간과 노력이 너무 들었다. 용기가 너무 필요했어. 사람들 만나는 게 불편해서. 하지만 요즘은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서 내가 나름 일을 억지로 만드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또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게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다. 성격이 또 바뀌는 중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