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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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 최악을 상상하는 건 너무 쉽게 매력적이다.책 후기 2025. 1. 23. 17:34
민음사의 이 젊은 작가 시리즈를 아주 다 도장깨기 할려나 보다. 하지만 조예은 작가잖아. 안 볼 수가 있나. 무조건 봐야지. 녹지 않는 눈이 내리고 나서의 이야기. 이 눈은 "소량 접촉 시 발열, 구토, 가려움, 발진,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알레르기 반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한 여름에 눈이 내리자 신나서 눈을 맞던 운동장의 아이들이 곧 소리를 지르며 학교로 뛰어들어오는 장면은 텍스트로만 봐도 재난을 목격한 것처럼 긴박했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요즘의 세상처럼. 그래서 스노볼이 싫었다. 작은 손짓으로도 뒤집어지는 세상이 도무지 아름다워 보이지가 않았다. 최악을 상상하는 건 너무 쉽게 매력적이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그건 내 오랜 습관이기도 했다. 최악의 최악을 상상하며 심장을 미리 단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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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쿠키 이어 _ <옥상에서 만나요> 2책 후기 2025. 1. 8. 10:19
보늬 언니가 돌연사한 후, 돌연사 프로그램을 친구들과 만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도로 살아나. 그따위 시답잖은 이야기나 하고 죽어버리면 안되잖아." "회사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날 줄 알았는데, 형편없어 보이는 얼굴들에 맥이 빠지고 말았다." "돌연한 죽음이었지만 돌연사는 아니었기에, 우리는 간단한 안내 메일을 보내고 데이터를 삭제해야 했다."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도 언니는 큰 소리를 내지 않았을 거다. 그런 사람이었다. 구급대가 왔을 때 여기요, 가볍게 손을 흔들었을지도 모른다." "언니는 도태된 것일까. 종이 가만히 버리고 가는 일부였을까. 달팽이 진액처럼 뒤에 남았나." "언니 방에 들어가면 항상 눈물 냄새가 났다." "엄마인지 아빠인지 그 방에서 우는 게 틀림없었다." "21세기에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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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의 첫 독서 _ <옥상에서 만나요> 1책 후기 2025. 1. 4. 01:14
사실 12월부터 1월까지 읽었으니 1년에 걸쳐 읽은 셈이다.어쨋든 1월의 첫 책!오블완 이모티콘도 받았다.25년의 첫 포스팅이자 첫 이모티콘 사용이다. 웨딩드레스 44는 미리보기로 오래 전에 읽어본 적이 있다. 알라딘이나 예스 24, 심지어 카카오페이지도 미리보기가 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이 단편소설 하나는 미리보기로 다 읽을 수 있었다. 처음 읽었을 때의 감상은 구성이 특이하고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한 드레스를 입은 44명의 여자들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다가 44명이라니, 한국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지독한 코르셋 44사이즈도 연상되게 제목을 잘 지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페미니즘이 가득해서 재미있었다. 특히, 사랑하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인 힘의 차이를 느끼고 공포도 느끼는 여자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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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 작가의 루틴 : 소설 쓰는 하루 (일부 후기)책 후기 2024. 9. 18. 17:05
윌라에서 조예은이라고 쳐서 나오는 책은 모두 읽은 것 같다. 는 소설 작가의 하루 루틴에 대한 에세이이다. 사실 조예은 작가가 참여한 작품이 아니라면 봤을까? 시나리오 작법서는 가끔 보긴 하지만. 작가가 본인의 루틴을 쓴 것은 딱히 궁금하진 않았다. 글 더 잘쓰는 법,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법 이런건 궁금한데 말이지. 나는 조예은 작가의 팬이 되었지만 작가 개인의 사생활은 별로 안 궁금하다. 하지만 그의 글은 에세이까지 다 읽어버리고 싶긴 하다. 에서 한 캐릭터가 시선의 모든 글을 찾아 읽는 것처럼. 그런데 몰랐던 직업의 하루를 보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사실 책 한 권을 다 읽지는 못했다. 작품을 읽어 본 아는 작가들의 글을 위주로 읽었다. 1. 조식과 루틴_조예은조예은 작가의 글은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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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후기책 후기 2024. 8. 17. 16:52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288p 밖에 안 되는 짧은 단편 소설 모음집.- 전자책만 있음. 조예은 작가가 있기 때문에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전반적으로 엄청 재밌지는 않았다. 정신병이라는 키워드로 만든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도 나름 우울감을 잘 느끼고,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읽으니 나 정도면 정신이 건강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이야기들이었다. 공감하기 너무 어려웠다. 조예은 작가의 글은 흡입력도 있고, 괴로웠지만 그렇게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1)아메이니아스의 칼_조예은"우리는 같은 씨앗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뻗어 갔을 뿐, 결국은 한 몸이므로." 제발 본인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물론 모두 문제는 엄마로 인해 뻗어나왔지만 나이를 먹으면 이제 내 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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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 윌라에서 읽은 책 후기 (불안, 크리스마스에 생긴 일 등)책 후기 2024. 8. 15. 17:14
윌라에서 읽은 책들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싶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엄청 읽고 싶은 책들은 윌라에 별로 없다. 그냥 공짜니까 지금 읽을 수 있는 거 뽕 뽑으려고 열심히 듣는 중. 그리고 생각보다 재미없는 게 많아서 틀었다가 많이 하차했다. 1. 불안_알랭드 보통- 전자책 없음. 오디오북으로만 들을 수 있음.- 7시간이 넘는 아주 긴 분량!-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필수 처방전! (에세이)- 윌라에서 읽을 책이 없다면, 추천. 일단 에세이라서 오디오북으로 듣기에는 좋은 것 같다. 7시간의 긴 오디오북을 출퇴근길 시간과 여유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들었다. 대박이지. 알랭 드 보통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어봐서 읽어보고 싶었음. 전자책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다. 왜냐면, 여러 가지 예를 드는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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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서 <일 년>, <답신>책 후기 2024. 8. 3. 19:54
https://aaaa-dlek.tistory.com/99 중 와 에 대하여" data-og-description="최은영 작가의 와 , 을 읽었다. 다들 많이 울은 기억이 있고, 책 내용은 거의 까먹었다. 다 빌려 읽었던 것 같은데, 은 빌려 읽다가 너무 좋아서 바로 구매를 했다. 왜냐면, 책의 첫 단편소설인 이 " data-og-host="aaaa-dlek.tistory.com" data-og-source-url="https://aaaa-dlek.tistory.com/99" data-og-url="https://aaaa-dlek.tistory.com/99" data-og-image="https://scrap.kakaocdn.net/dn/oxmuq/hyWKKZvMNO/elIEt8c8OOff6J6ct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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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작가 2 (스포 주의, 긴 글 주의)책 후기 2024. 6. 17. 10:25
트로피컬 나이트 Tropical night : 열대야 5. 가장 작은 신 조예은 작가의 글을 내 생각보다 더 예전에 읽은 적이 있었다. 가 처음이 아니었다. 가 처음이었다. 왜냐 하면, 책 뒷표지에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로 시작되는 문장이 너무 익숙하게 좋았거든. 그래서 뭐지뭐지. 하면서 단편 소설 제목들을 봐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왜냐면, 난 이 소설의 제목이 '먼지의 신'인 줄 알았어. 책 읽은지 오래되서 내용도 거의 까먹었고. 을 이어서, 까지 읽고 을 읽을 때 행복이 최고조를 달했다.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 먹었다. "하여튼 사람들은 제 일이 아닌 것에는 뭐든지 건성이다." 를 이어서, 방에 틀어박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여기 수안이는 2년이나 방에 있다. 그리고 나는 히키코모리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