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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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작가 2 (스포 주의, 긴 글 주의)책 후기 2024. 6. 17. 10:25
트로피컬 나이트 Tropical night : 열대야 5. 가장 작은 신 조예은 작가의 글을 내 생각보다 더 예전에 읽은 적이 있었다. 가 처음이 아니었다. 가 처음이었다. 왜냐 하면, 책 뒷표지에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로 시작되는 문장이 너무 익숙하게 좋았거든. 그래서 뭐지뭐지. 하면서 단편 소설 제목들을 봐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왜냐면, 난 이 소설의 제목이 '먼지의 신'인 줄 알았어. 책 읽은지 오래되서 내용도 거의 까먹었고. 을 이어서, 까지 읽고 을 읽을 때 행복이 최고조를 달했다.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 먹었다. "하여튼 사람들은 제 일이 아닌 것에는 뭐든지 건성이다." 를 이어서, 방에 틀어박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여기 수안이는 2년이나 방에 있다. 그리고 나는 히키코모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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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작가 1 (스포 주의)책 후기 2024. 6. 6. 22:54
트로피컬 나이트Tropical night : 열대야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조예은 작가의 모든 책을 다 읽기이다. , 을 이어서 를 읽고 있다. 1. 할로우 키즈 "전 사실 괴담을 좋아해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괴담이라 불릴 만큼 말도 안 되는 일에도 사실은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가끔 생각이 납니다. 어른들도 세상에서 사리지고 싶은 순간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 나를 상처 주지 않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사라진 재이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재이가, 핼러윈 행사 주인공인 드라큘라 역을 하고 싶다고 손을 든 건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했죠." - 참 슬픈 이야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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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플라이트>_박민정 작가책 후기 2024. 5. 25. 18:31
아빠, 여기서 실패하면 군말 없이 삶으로 돌아갈게요. 빛 들지 않는 방으로. 직장으로 갈게요. "살해하고 싶었던 수많은 풍경들이 떠오르려고 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지. 너무 적나라한 생각이라 글로 쓰기도 어려운 말인데. "영훈은 그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뭔가를 떠올리고, 떠올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더구나 이렇게 앉아서는." "혜진이 아니라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는데, 혜진 말고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종종걸음을 걷는 간호사의 슬리퍼. 하얀 슬리퍼의 앞코에 거뭇하게 올라온 땟자국을 보면 그것 역시 바쁘게 살아 있다는 증거일 터라 질투가 났다."- 혜진은 의식이 없다. 영훈은 혜진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온갖 살아있는 것들에 질투를 하고 있다. "왜 아저씨는 예나 지금이나 불행하기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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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_구병모 장편소설책 후기 2024. 5. 11. 18:45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는 재미있는 책이 참 많다. 이런 스타일의 표지에서 내가 읽은 책은 , , , 가 있다. 여기에 오늘 이 추가되었다. 요즘 도서관에 다니는데, 책 대출 기간이 2주라서 2주에 한 권씩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올해 벌써 책 8권 읽었는데, 2주에 한 권이면 1년에 몇 권이야. 어쨌든 읽고 싶은 책 힘들게 사거나, 이북으로 사 읽지 말고, 도서관을 애용해야겠다. 세상에 나는 도서관 가는데도 시간과 노력이 너무 들었다. 용기가 너무 필요했어. 사람들 만나는 게 불편해서. 하지만 요즘은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서 내가 나름 일을 억지로 만드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또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게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다. 성격이 또 바뀌는 중인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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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와 <몫>에 대하여책 후기 2024. 4. 28. 22:40
최은영 작가의 와 , 을 읽었다. 다들 많이 울은 기억이 있고, 책 내용은 거의 까먹었다. 다 빌려 읽었던 것 같은데, 은 빌려 읽다가 너무 좋아서 바로 구매를 했다. 왜냐면, 책의 첫 단편소설인 이 너무 좋았거든. 그런데 문제는 을 분명히 읽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다. 트위터에서 아주 핫했거든. 어떠한 이유로 사람들이 추천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어떻게 말해야 할까. 나는 그 수업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시멘트에 밴 습기가 오래도록 머물던 지하 강의실의 서늘한 냄새, 천원짜리 무선 스프링 노트 위에 까만 플러스펜으로 글자를 쓸 때의 느낌,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작은 강의실에 퍼져나가던 울림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대학 시절 수업을 듣던 기억이 난다. 저 감각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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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작가의 <붕대 감기>를 읽고 든 여러가지 생각들.책 후기 2024. 4. 28. 18:36
을 읽고 이은형 작가의 글이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이은형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 보았다. 책이 많이 얇기도 하고, 카카오페이지에서 오디오북으로 듣다 보니 빠르게 읽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카카오페이지의 캡쳐를 아주 쏠쏠하게 이용해 보았다. 책은 각자의 시점으로 짧은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 이 생각나는 구조이기도 했다. 는 여성 캐릭터만 등장하고, 페미니즘 이야기가 많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비혼/기혼, 혹은 각자의 세대에서 청소년/중장년 등에서 페미니즘에 대하여 고민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나는 트위터를 많이 하다 보니, 페미니스트 여성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여성들이 성차별주의자와 싸우기 보다는 같은 여성끼리 싸우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작가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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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2책 후기 2024. 2. 17. 18:50
5.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_천희란 천희란 작가도 내가 한 번도 읽지 못한 작가이다. "라우라는 글씨를 읽을 줄 알면서도, 갓 빤 베갯잇처럼 포근하면서도 상쾌한 그녀의 목소리에 이끌려 그 무리에 섞여 앉고는 했다." 카밀라 수녀원은 수녀원은 아니지만 그렇게 불린다. 여자들만 모여사는 곳, 오갈데 없고 어떠한 폭력이나 취약한 상황에 처한 여자들이 모여사는 곳. 이 곳에서의 하루하루를 상상하는 것이 재밌었다. 카밀라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도서관에 데려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좋았다. 라우라가 카밀라를 사랑하던 그 마음이 너무 따듯했다. "저택은 하나의 도시, 국가, 혹은 그보다 더 넓은 세계처럼 여겨졌다.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안전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웠다. 놀랍게도 누구도 자신이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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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1책 후기 2024. 1. 13. 17:35
1. 산책_강화길 강화길 작가는 내가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작가이다. 이 처음 읽어보는 단편인데 좋았다. 강화길 작가의 는 제목이 익숙한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 겠다. 화자가 자꾸 바뀌고 딸이 엄마를 영소씨라고 부르고, 자꾸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와서 많이 헷갈렸다. 때문에 다시 앞으로 돌아가며 읽곤 했다. 한국소설들은 가끔은 화자를 내 멋대로 생각하다가 나중에 화자가 누군지를 알게 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게 되곤한다. 화자의 성별이나 나이를 내멋대로 생각해버려서 화자가 누군지 알면 감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종숙 언니와 영소씨는 친구이고 영소씨의 딸이 가끔 화자로 등장한다. 또 시점은 관찰자 시점으로 바뀌기도 한다. 영소씨의 딸은 지난 해 가을에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