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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링 이브 / 왓챠 / 시즌1 후기 / 스포 있음 / 청불
    드라마 후기 2019. 6. 30. 20:52

     <킬링 이브>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냥 제목이 좀 익숙하고 산드라 오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 1화를 한 번 볼까 했다가 시즌 1을 끝내버렸다. 게다가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에서 클로이로 나온 조디 코머가 나온다길래 바로 본 것도 있다. 무엇보다 클로이 역할일 때는 마르고 예쁘장한 캐릭터였는데 여기서는 운동을 한 몸에 극 중에서 가장 센 캐릭터로 나와서 좋았다. 아름답기만 한 여성캐릭터로 나오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도 예쁜 게 좋다고 말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드라마가 28일에 왓챠에 들어온 걸로 아는데 어제? 오늘 새벽에 다 봤으니까 3일 만에 본 것이다. 사실 두 번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새벽까지 보고 8화 정도밖에 안되기까지 하니 다 봐버렸다. 한 화가 끝날수록 다음 편이 너무 궁금해서 계속 보다가 특히 8화가 끝났을 때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어떻게 다음 편을 봐야 하나 새벽인데?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화는 시즌2라는 걸 보고 더 충격을 먹고 일단 자기로 했다.

     

     

     

     산드라 오가 연기한 이브의 첫 등장은 아침에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난다. 악몽을 꾼 줄 알고 주인공이 무슨 사건을 겪어나 했는데 그냥 두 팔을 깔고 자서 쥐가 난 것이다. 그때부터 이 드라마가 코미디 하구나 생각했다. 정말 웃음 포인트가 많은 드라마이다. 특히 이 주인공이 아주 재미있고 이야기도 잘 끌고 간다. 추리도 잘하고 잘못한 일을 하는 캐릭터들에게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솔직하고 유쾌한 캐릭터이다. 킬러를 쫓는 그녀가 잘못될까 봐 남편이 걱정하면서 둘은 부딪치지만 이브의 마음이 더 이해된다. 그녀가 위험하지만 살인을 멈추는 일은 매우 중요한다. 그리고 그 중요함을 그녀는 정확히 알고 빌라넬을 잡을 거라는 의지도 강하다.

     게다가 킬러에 싸가지까지 없는, 모럴 없는 빌라넬이라는 캐릭터도 아주 매력적이다. 그녀는 거짓말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사람을 꼬시는 것까지 잘한다. 그런데 성적으로 섹시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여자 하고도 자고 남자 하고도 자는데 일단 드라마에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가 나와서 좋았다. (여담으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도 드라마에 나오는데) 어쩌면 당연한 건데도 당연하게 나오는 게 좋았다. 그녀는 남자하고 관계를 맺을 때는 자신이 올라타서 아주 공격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대상화되지 않는다.

     

     빌라넬은 이브하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브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빌라넬이 상담을 받을 때 나오는 그림에 곱슬머리를 보고 이브가 전여자친구와 닮았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곧 빌라넬이 사랑한 곱슬머리의 안나가 곧 등장한다. 안나와 빌라넬이 만났을 때 절대로 빌라넬이 안나를 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빌라넬은 안나에게 절대로 자신을 쏠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총으로 쏘아도 되냐고 신이 뭐라고 하겠냐고 빌라넬이 말했고 안나는 신도 이해할 거라고 말한다. 안나는 하지만 빌라넬을 쏘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자살도 신이 용서하지 않을 텐데.. 충격 속에서 잠시 생각했다. 빌라넬은 꽤 담담히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만 담담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너무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간다.

     

     

     금방 죽어버린 캐릭터들도 기억에 남는다. 빌도 칼이 찔리는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고 다음 편을 바로 보지 못해 힘들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 죽어버렸다. 빌의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몇 번이나 돌려봤기 때문에 그가 죽었을 때는 슬펐다. 너무 쉽게 죽는다.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빌라넬의 타겟이 되면 절대로 살지는 못한다. 다음 편을 볼수록 또 누가 죽을까 조마해하면서 보았다. 프랭크는 정말로 재수 없는 캐릭터인데도 죽지 않았으면 생각했다. 왜 죽지 않았으면 했을까 잘 모르겠다. 싸가지 없고 재수 없고 작가도 등장인물도 모두가 싫어하는 캐릭터다. 이브가 싫어 이브의 말이 맞는데도 자신의 뜻을 우기다 이브를 해고해버리고 빌의 장례식장에서 와서는 이상한 소리만 늘어놓는다. 그런데 이런 인물에 왜 이렇게 신경 쓰지 하고는 바로 관심을 끄기로 했다. 또 콘스탄틴까지도 죽지 않았으면 했다. 왜 그럴까. 콘스탄틴의 그 딸이 너무 좋았다. 빌라넬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소리도 지르고 하고 싶은 말도 다했다. 똑똑하고 화를 잘 내는 어린 여자아이 캐릭터가 좋았다. 단지 그 아이가 아빠가 죽지 않기를 바래서 나도 그러길 바랬다.

     

     생각해 보면 빌라넬이 죽인 캐릭터들 중 이상한 캐릭터들도 죽지 않기를 바란 건 뭔가 타겟이 죽지 않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캐릭터들보단 빌라넬이 더 좋은데 이브의 뜻대로 죽지 않도록 막고 싶었다. 나디아를 차로 쳤을 때까지는 별생각 없었는데 교도소에서 나디아를 죽였을 때쯤에 더 이상 빌라넬이 좋지는 않았다. 나디아 너무 <헝거게임>에 나올 것 같은 비주얼이다. 참가자로 나와서 죽었을 것 같다. 나온 인물인가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딱 <헝거게임> 시즌 1의 캐릭터처럼 생겼다. 그런데 나디아가 보면 볼수록 불쌍하고 귀여워서 나디아가 죽은 그때부터는 빌라넬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브가 주인공으로서 이러한 범죄에 덕질을 하듯 집착하지만 빌라넬을 끝까지 잡으려 하는 게 좋았다. 빌라넬을 찾아가서 나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침대에 같이 누웠을 때는 당황했다. 이게 무슨 팬픽 혐관인가. 둘이 침대에 나란히 누운 장면은 당황스러우면서도 좋았다. 그래서 결국 둘이 사랑하나? 그런데 그런 결말은 원하지 않았다. 다 포기한 듯 빌라넬에게 이야기하고 빌라넬은 오히려 당황하고 나는 더 당황했다. 그러고 둘이 바라보며 사랑의 눈빛을 보내는 듯하더니 결국 칼로 빌라넬을 찔렸다. 그런데 또 죽이지 않고 살리려고 노력한다. 그러고 또 빌라넬은 도망간다. 빌라넬은 이브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죽이려고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2도 금방 끝낼 것 같다. 보통 드라마는 4화까지가 재미있는데 이 드라마는 시즌1은 확실히 재미있다. 빌라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이브라는 캐릭터도 정말 좋다. 똑똑하고 주인공이라 그런지 쉽게 안 죽고 물론 빌라넬이 그녀를 좋아해서 그렇다. 추리력이 정말 좋은데 이브가 한 말이 거의 모두 들어맞는다. 이브와 같이 일하는 엘레나라는 캐릭터도 할 말을 다 하는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엘레나도 죽을까 봐 걱정되고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즌 1이 끝났는데도 빌라넬한테 일을 맡기는 트웰브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다. 트웰브보다는 이브와 빌라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점도 좋은 것 같다. 정말 불편함 없이 재미있는 드라마를 찾아서 좋다. 

     

    좋았던 화면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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