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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바꾼 변호인 / ON THE BASIS OF SEX / 페미니즘 / 스포 있음
    영화 후기 2019. 7. 1. 22:09

     원 제목은 <ON THE BASIS OF SEX>이다. 제목을 바꾸지 않은 것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포스터 말고 이것을 가져왔다. 하다 못해 '성에 근거하여'라고 하지. 섹스란 단어를 사용하기 싫어서 그런가 싶다. 물론 성차별에 대한 단어를 드러내는 것이 싫은 게 더 클 것이다. 한국에서 이 영화의 제목을 바꾼 것처럼 CGV에서 영화와 상관없는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에 관련된 마케팅을 한 것처럼 계속 감추어서는 안 된다. 드러내고 말해야 한다. 숨기지 않고 차별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영화의 처음에 사진처럼 정장 입은 남성들 사이로 걸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튄다. 첫 장면부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여성이라는 성에 근거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온 모습이 멋졌다. 하버드 로스쿨도 성차별이 공공연히 드러난다. 같이 수업을 듣는 남성들에 비해 더 똑똑한 주인공에게 발언의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 남자들의 자리를 뺏고 하버드에 온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한다. 여성이 권리를 요구하고 사회 진출을 요구할 때면 남성의 자리를 뺏는다고 한다. 왜 뺏는 거라고 생각할까. 성에 근거하지 않으면 자리를 가지지 못하나.

     

     

     영화에서 멜은 모의재판에서 충고랍시고 루스에게 말한다. 웃으면서 말하라고. 그때 실제 재판에 가서 루스가 웃지 않고 변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 여성들에게 딱딱하다고 웃으면서 말하라고 할까. 루스의 변론과 루스의 표정은 큰 상관이 없다. 우리는 여성에게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여성을 에스코트하려 하고 여성의 말은 쉽게 자른다. 루스는 거울을 보면서 웃으면서 말하는 것을 연습하지만 재판에서는 웃지 않는다.

     

     성차별적인 법을 바꾸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그 당시는 더욱 성차별은 공공연하고 아무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한다. 루스와 루스의 딸은 그들을 향해 성희롱을 하는 남성들과 마주친다. 루스는 무시하지만 딸 제인은 남성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화를 낸다. 세대가 변할수록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다음의 세대를 위하여 차별적인 법을, 합법적 차별을 무너뜨려야 한다. 루스는 기존의 판례들은 합법적 차별이 잘 이루어졌다고 이것을 뒤집는 선례를 만들라고 판사들한테 말한다. 어쩌면 판사들은 역사의 변화에 자신들이 숟가락을 얻고 싶은 마음에 루스의 손을 들어주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그러나 루스의 말처럼 기존에 그래 왔다고 자연의 섭리라는 말은 타당하지 못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성역할에 대하여 타당한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본인들도 여성들의 손을 들어주면 가정이 해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정들이란 불평등한 관계로 이루어짐을 인정하는 꼴이다. 여성의 희생으로 본인들의 자리를 얻는다면 그것은 성에 근거한 자리이고 성에 근거한 차별이다.

     

     

     재판장에는 '급진적 사회 변화'라는 말이 등장한다. 영어로 radical이란 단어가 들어간다. 급진적 변화는 부정적으로 쓰이고는 한다. 주인공의 반대편에서 나온 이 말을 듣고 계속해서 이 단어를 생각했다. 주인공이 이 단어를 짚어 주어서 좋았다. 특히 동성결혼에 대한 이야기로 여론이 들끓을 때면 이렇게 말한다. 너무 빠르다. 왜 빠르다고 느낄까. 이 급진적 변화란 본인들도 알고 있다. 변화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그러나 아직은 너무 빠르다고 아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변명하고는 한다. 하지만 지금도 아니 그전부터 동성애자는 여성은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는 존재했다. 본인의 권리를 요구하는 게 빠른 것은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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