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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만의 방> - 1
    독서 일기 2019. 7. 13. 22:42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되는 책을 드디어 읽어 보고 있다. 1928년 예술학회와 문학회 오타에서 발표한 강연문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작가라서 그런지 새로운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방식도 새로웠다. 강연이지만 표현력도 아주 좋다. 실제로 이러한 강연을 들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문장이 너무 좋다. 사실 세세한 표현이 많아서 앞부분은 지루했었다. 그러나 말하는 이의 불쾌함이 너무 와 닿아서 점점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다.

     

    1장

     강연의 내용은 여성과 픽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한다. 주제에 대해서도 여러 고민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아주 길다. 그리고 이 주제로 고민을 하는 인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이 인물의 하루 일과를 아주 자세히 이야기한다. 1장에서는 하루도 지나지 않는다. 이 인물은 여자이고 도서관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자 신사 한 분이 얼른 나와서 길을 막고는 여성은 대학 소속 연구원과 동행하거나 소개장을 지참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 황당한 이야기가 그 당시에는 당연시되었다. 그리고 여성은 이 당연함을 불편해하고 불쾌해한다. 이제는 어디에 들어가도 거절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들어가지 않음을 택하게 된다.

     "웬 여자가 저주했다고 해도 저 이름난 도서관은 눈도 깜짝하지 않겠지요."

     

     이제는 저녁을 먹고 메리 시턴과 대화를 한다. 여기서 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여성은 대부분 가난하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도대체 무얼 했기에 우리에게 재산 한 푼 남겨 주지 못했을까요? 코에 분칠하느라고? 상점 진열창을 들여다보느라고? 아니면 햇빛 찬란한 몬테카로를 활보하고 다니느라고?"

     마냥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여성의 탓은 아니다. 왜 분칠을 하고 소비를 하는 것은 여성의 몫이 되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당시에 여성이 돈을 벌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집안일을 하는 것이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시턴 부인 같은 분들이 열다섯 살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아마 메리는-바로 이 부분이 제 주장의 허점인데-태어나지도 않았겠지요."

     책은 허점이라고 말하지만 마냥 틀린 말은 아니다. 이 부분이 솔직히 웃겼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돈이 충분했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성이 왜 결혼하여 남성에게 기대어 사는가.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왜 여성이 남성과 이혼하지 않고 아직도 같이 사는가.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는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이 이유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러한 가정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우선 돈을 버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고, 돈을 벌었다 해도 그 돈을 소유할 법적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몇백 년 동안 여자가 번 돈은 모두 남편 소유였어요."

     

     "어느 한쪽 성의 평안과 번영, 다른 성의 불안과 가난, 전통이 작가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 전통의 부재가 미치는 영향 등을 생각했어요."

     가난은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2장

     이제는 장면이 바뀐다.

     "왜 남자는 와인을 마시고 여자들은 물을 마실까요? 왜 한쪽 성은 부유하고 다른 한쪽은 가난할까요? 가난은 픽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위의 문장과 비슷하다. 특히 이 한쪽 성은 부유하고 다른 한쪽은 가난할까라고 지적하는 문장이 좋았다. 와인을 마시는 것과 물을 마시는 것은 큰일도 아닌데 이러한 점도 성별에 따라 다르다.

     

     "여자가 아니라는 점 말고 다른 자격은 아무것도 없는 남자들까지 성-여기서는 여성-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둔다는 사실은 놀랍고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여성도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책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왜일까? 왜 여성이 그렇게 궁금할까? 그냥 여성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여성도 인간이라서 본인들과 비슷한 사고, 비슷한 몸일수도 있는데 신비한 존재로 생각하는 듯 싶다. 그리고 이러한 책들은 터무니 없기도 하지만 진지하고 훈계조라고 한다. 가르치려고 하고 교훈을 줄려고 한다. 일단 본인이 더욱 우월하다고 생각하여 쓰여진 책이다. 여성이 열등하다고 생각되어 그러한 근거를 제시하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책을 쓴 교수가 여성에게 아픈 상처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말한다. 여성에게 거절당했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따오면 어렸을 때 여성에게 외모로 공격당하지는 않았을까 말한다. 이 부분도 너무 웃겼다. 그리고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견해는 모두 달랐다. 책마다 다른 말을 한다. 유명한 사람들을 이름을 대면서 그들이 여성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을 책은 정리해두었다. 이것을 보면 과거의 어떤 인물이 여성 혐오자인지 알 수 있다. 일단 라브뤠예르, 나폴레옹, 무솔리니는 여성 혐오자이다.

    책의 인용문이다.

     남성들이 여성에 대하여 쓴 책에는 분노가 담겨 있다. 왜 그들은 여성을 싫어할까? 왜 여성에게 화가 났을까? 어쨌든 그들의 책에는 얻을 것이 없다.

     "그래서 저는 책들을 거대한 벌집 속 저마다의 구멍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중앙 안내대에 반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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