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세실, 주희> <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
    독서 일기 2019. 7. 20. 22:52

    7월 20일 독서일기

     오늘은 <제9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2018)>의 박민정 작가 단편소설 <세실, 주희>를 읽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을 조금 읽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케이팝을 사랑하거나 화장품을 사랑하거나 외국을 동경하는 분들

    - 여성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

     

     무슨 내용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체 그냥 읽다가 깜짝 놀랐다. 너무 당황스럽고 떨리는 일이 벌어졌다. 소설의 상황 자체가 힘들었다. 소설은 너무 좋았지만 너무 답답한 이야기이다. 정말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의 특성이 말이다. 케이팝을 사랑하고 어느 나라를 동경하고 화장품 덕후이며 예쁘다는 말이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등 너무 많은 부분이 현실적이면서도 마음 아팠다. 외모 칭찬에 대해 주희가 불편해하는 것도 주희가 동영상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은 그 상황에 처해야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영상 사건이 왜 남자들 위주로 만들어질까. 참회의 화요일인데 금욕 전의 마지막 요일이라는데 왜 남성 위주의 문화가 만들어질까. 그러한 사건에 여성이 본인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하는 상황 하나하나가 너무 현실적이었다. 그냥 잊어야 될 것 같고 지워달라는 말도 공손하게 해야 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신경 쓰지 않고 문장을 대충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국어 사용자로서 자신이 가진 권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

    "소설을 쓴다는 이유로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의식해왔지만"

     <내게 무해한 사람>의 최은영 작가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누군가한테 상처를 줄까 봐 고민할까. 그래도 괜찮으니 계속 써달라고 하고 싶을 만큼 글을 잘 쓴다. 캐릭터들이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다. 그러니 인물들과 닮은 사람들은 상처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모르는 게 마음은 편하다고 해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실이 그 소녀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편소설을 읽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면 소설 뒤의 이은지 평론을 보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직면해야 할 것이다."

     

     

     왜 이렇게 재미있지? 책 구성 자체도 재미있다. 삽화랑 문구랑 한 장 한 장의 내용이 좋다. 다 읽은 건 아니라서 진정한 파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못 읽었다. 그런데 일단 추측하건대 입트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다. 파이트는 조금 더 행동 지침인 것 같다. 그리고 직장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미묘한 성차별을 겪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책은 말한다. 예전의 성차별은 눈에 확 띄었다. 그러나 지금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미묘하게 여성들을 괴롭히고 하나하나 대응하면 너무 감정적으로 보일 것 같을 때의 전략과 기술을 알려준다고 한다. 필자가 추천하자면 <선 긋기의 기술>이라는 책에서도 상대방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상대방이 나를 어려워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책은 처음부터 페미니즘과 가부장제와 이 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에 대해 설명한다. 이런 용어 정의와 재미있는 상식, 페미니즘 상식 등을 알려준다. 이런 부분도 재미있고 아주 유용하다. 우리가 페미니즘으로 누군가와 싸우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는 공격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다.

     

     책의 앞부분은 사레 중심으로 나온다. 직장인 여성이라면, 아니 여성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들이 나온다. 분명히 다 같은 직급인데 여성보다는 남성을 상사로 생각하고 회의를 할 때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시선이 꽂히고 커피 타는 것은 여성의 몫이다. 그리고 여성의 말은 잘 잘라먹는다. 끼어들어 대화를 중단하는 경우가 여성들이 더 많이 겪는다.

     

     아무리 성차별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 기업은 잘 나가고 모두의 꿈의 직장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사실도 우리는 자주 마주한다. 분명히 예전보다 나아지기는 했다. 여성들에게 차별적인 법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여직원 수가 예전만큼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세울에 걸쳐 깊이 새겨져 있는 관습과 태도는 한 세대 만에 연기처럼 증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애의 마음> - 1  (0) 2019.07.24
    <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 - 2  (0) 2019.07.23
    <자기만의 방> - 1  (0) 2019.07.13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 2  (0) 2019.07.12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 1  (0) 2019.07.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