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보희와 녹양 / 여성 감독 / 김주아 / 안지호 / 성장물 / 우정물 / 독립 영화 / 왓챠
    영화 후기 2019. 8. 8. 23:11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여자와 남자가 나와 로맨스가 아닌 우정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

    - 여름 배경의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

     

     또 마음에 드는 영화를 찾았다. 이성애자인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나와서 연애를 하지 않고 친한 사이로 나오는 작품을 찾고 있었다. <당신의 부탁>도 매우 비슷한데 두 영화 모두 엄마 아니면 아빠를 찾는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남자아이가 매우 착하다. 보희는 섬세한 성격에 놀림을 받고는 한다. 남자다움이라는 틀에 속하지 않는 남자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다움, 남자다움에 대한 틀을 나누는 것부터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현시대는 그런 거에 신경 쓰는 사회이니까. 보희와 녹양이는 계속 친구이고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둘이 붙어 다닌다고 놀림을 받는다. 녹양이가 그럴 때마다 화를 내는 것이 아주 좋았다. 또 남자 어른에게 녹양이와 닮았다고 보희가 이야기한다. 이 어른이 계집애 닮았다고 한 거냐고 싫어하자 그 말이 개소리라는 것을 녹양이 잘 집어주어서 좋았다.

     

     학교 배경의 영화도 좋아해서 재미있었다. 학교에 저런 친구가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녹양 같은 친구가 있어도 좋고 녹양 같이 되고도 싶은 영화였다. 꼭 무엇을 해야 하냐고 당당하게 외치는 캐릭터는 독립 영화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와 가장 닮은 모습이다.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찍고 싶어서 찍고 찾고 싶어서 찾는다. 꼭 무엇을 하거나 무엇이 되라고 하지 않는 영화들이 독립 영화의 묘미인 것 같다. <걷기왕>도 그렇고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이라 보고 나면 암담한 것 같은 <수성못>도 그렇다.

     

     그런데 판타지스러운 느낌도 있다. 화면 구도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초록색 느낌의 영상들이 여름 느낌과 판타지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또 어린아이 둘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현실은 좀 위험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어렸을 때 친구와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동네를 돌아다닌 보희를 도와 녹양은 선뜻 같이 찾아다닌다. 그리고 보희가 우물쭈물하거나 그만두자고 했을 때의 녹양의 반응도 좋았다. 영화관을 자주 가는 녹양을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도 정말 영화를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관 장면들도 아주 좋았다.

     

     <보희와 녹양>을 영어 제목으로 A boy and Sungreen이라고 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재미있는 영어 제목이다. 복희라는 이름은 여자아이 같고 보희는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하지만 이런 이름이라서 더 좋다. 고정관념이 박힌 성역할을 건드는 이름이라 좋다. 보희 성격도 남자다움이라는 틀에서 먼 것이 좋다. 녹양이를 지켜준다기보다는(녹양이는 보희를 잘 지켜준다.) 녹양이를 위해 화를 낼 줄 아는 성격이 좋았다. 그리고 녹양이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