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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 홍승은 / 페미니즘 에세이
    책 후기 2019. 7. 4. 22:52

     사실 책을 처음 선택하게 된 것은 제목 때문이다. 제목은 길지만 이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프로 불편러라는 단어가 유행했을 때는 사실 나쁜 쪽으로 많이 쓰였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불편함을 오히려 끌고 와 계속 불편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사실 불편하다. 페미니즘을 접하는 것을 빨간약을 먹은 것으로 많이 비유되고는 한다. 진실을 알아버린 경계를 넘어버린 사람들은 불편하다.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 불편함을 아는 체 살자.

     

     처음으로 읽은 인권책이 아마도 <불편해도 괜찮아> 일 것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권장도서로 다들 한 번쯤은 읽어 봤을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해서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책에 나온 영화와 드라마를 찾아보고는 했다. 우리는 등장인물에 쉽게 감정 이입한다. 그러면 소수자로 살아가는 등장인물이 나오면 우리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책으로 인권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불편해도 괜찮아>를 처음 읽었을 때는 청소년 이야기가 와 닿았다. 공감도 많이 되었고 덕분에 학업 스트레스도 적어졌다. 그런데 역시 사람은 본인이 속하는 것이 편하고 익숙한가 보다. 성인이 되자마자 여성인권에 관심이 생기고 급식충이라는 단어가 왜 불편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불편함을 모른 체 차별하고 싶지 않았다. 불편함을 알고 살고 싶었다. 그러니 불편해도 괜찮고 계속 불편했으면 좋겠다.

     

    가장 와닿았던 문장.

     위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작가는 습기가 가득한 방에서 산 적이 있다. 그 방에서의 불편함을 기억한다. 이제는 그러한 방에서 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방에는 누군가가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본인이 겪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루아침에 남성이 여성이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본인은 절대로 겪을 일 없는 삶이 무관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도 본인이 몸으로 겪었음에도 몸이 편해지면 감각도 무뎌진다. 성인이 되자마자 청소년의 삶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이렇게 책이나 영화와 드라마 등을 보면서 자연스레 감정 이입하면서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라는 책에서는 그저 여자로서 살아온 삶을 이야기한다. 작가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건 개인적인 경험 아니냐고 특별하게 운이 안 좋게 본인만 겪은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은 이 여성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공감이 된다. 아마 많은 여성들도 공감할 것이다. 개인의 경험이 너무나도 많은 여성들의 경험과 닮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범죄의 대상이 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오늘도 너무 많은 시선을 감당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항상 조용하고 순종적이어야 할 여자가 자신의 불편함을 말했을 때 세상은 딸꾹질한다. 많은 기득권층은 여자로 살아가는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달려가서 그러한 불편함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조차도 그러한 불편함을 공감하기 싫어 외면한다. 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고 바로 옆에 살아있다. 우리는 이 불편함을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여성 혐오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할 때는 편하고 쉽게 읽기 좋은 책이다. 물론 재미있지는 않다. 오히려 많이 공감한다면 슬프고 눈물이 날 것이다. 그러나 불편함을 깨닫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페미니즘이 나눠지는 것, 페미니즘의 다양한 담론이 주제가 아닌 그저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온 이야기가 위주이다. 그리고 여성이라면 대부분 공감될 것이고 아니라면 여성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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