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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무해한 사람 / 최은영 / 단편 소설 / 여성 작가 / 여성 서사 -2
    책 후기 2019. 7. 22. 23:01

     

    <이런 분들에게 추천>

    - Gl 판이 작다고 생각되어 아쉬운 분들

    - 여성작가의 여성 서사가 보고 싶으신 분들

    -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

     

    5. 고백

     수사가 남자인 줄 몰라서 화자가 여자인 줄 알고 읽어서 더 슬펐다. 미주가 여자랑 사귄 줄 알았잖아. 제목이 나오는 소설이다. 그 나이 때 애들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고 후회하듯 읽었다. 되게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비슷한 상황은 겪은 건 아니지만 친한 친구임에도 서로 불편한 느낌이 있고 멀어지고도 그리워하는 과정들이 그 느낌이 너무 공감되었다. 너무 잘 표현되어 있어 마음이 아팠다. 미주가 진희와 헤어질 때 미주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멀어지는 모습이 계속 상상된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아무에게도 상처는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상처를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려고 하지만 오히려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글을 읽는 내내 마음 아팠다.

     

    6. 손길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어떤 나이까지 자식은 부모를 무조건 용서하니까."

    "그때 우리는 어떤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을까."

     

     아이의 시선이 많이 담긴 이야기이다. 어른들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하면서 본인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는 잘못한 게 없는데 무슨 죄야 싶다가도 여자도 그때 어렸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보다 그때의 가족들, 다른 어른들이 더 잘못되었다. 분명히 잘 웃고 당당한 여자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쓴 것이 더 좋다. 여자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여자의 입장으로 글을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7. 아치디에서

     이 책은 남성 화자의 시선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새로웠다. 맨 처음에 좋아하는 여자를 찾아가고 거기서 여자가 자신을 무작정 찾아온 남자를 무서워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분명히 짧았는데 그리고 그 여자는 다시 등장하지 않는데 이에 대해 화자가 무언가를 느끼는 게 좋았다. 하민의 이야기도 좋았다. 하민이 줄곧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계속 생각하며 이 긴 이야기를 읽었고 많이 놀랐다. 그러나 사실 조금 예상은 했다. 하민이 울 때 따라 울었고 하민이 잠꼬대로 중얼거린 말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난 항상 열심히 살았어."

     이 말이 한국인이라면 잘 공감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화자가 이 말에 대해 의문을 가진 것이 이해된다.

     

    "근데 넌 자꾸 웃잖아. 웃을 일이 아닌데도 웃잖아."

    "너 왜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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