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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왕 / 심은경 / 박주희 / 여성서사 / 스포 있음
    영화 후기 2019. 7. 8. 13:42

     편하고 재미있게 영화가 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추천할 영화이다. 심은경 배우한테 가장 어울리는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귀엽다. 박주희 배우도 좋아하게 된 영화인데 선배라는 단어에 환상이 생긴다. 보통 여자 선배는 언니라고 부르지 않나. 남자 선배나 오빠 소리 하기 싫어서 선배라고 부르는데 굳이 언니라고 안 부르고 선배라고 부른다. 그런데 또 좋다. 캐릭터며 배우며 연기나 대사까지 좋았던 영화이다.

     

    순수하고 찌질한 만복이 / 까질하고 멋있는 수지선배

     성장영화처럼 무언가를 이루기보다는 인물들에게 좋은 추억 하나가 생기는 이야기이다. 이성연애는 전혀 없고 만복이와 수지 선배의 유대감은 거의 동성연애로 보인다. 멀미가 심하고 무엇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만복이는 살짝 찌질해 보인다. 이 찌질함은 욕이 아니라 귀엽다는 뜻인데 선배 눈치를 보는 장면이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육상선수의 꿈이 좌절된 수지 선배는 경보를 하면서 만복이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만복이를 탐탁지 않아하는 수지 선배이지만 곧 둘은 친해진다. 멀미가 심해서 차를 탈 수 없는 만복이를 위해 선배는 경보 경기장까지 같이 걸어가 주기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만복이가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해서 발이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되고 둘이 말다툼을 하다가 수지 선배가 다치게 된다. 둘 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경기에 어려움이 닥친다.

     

    구급차에 실려간 수지선배를 보며 우는 만복이

     결국 만복이만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보통 영화라면 수지선배 몫까지 달려서 우승을 하는 결말일 텐데 이 영화는 다르다. 경기장의 모습은 그렇게 멋지지 않고 만복이는 달리다 말고 경기를 포기한다. 그냥 경기장 바닥에 누워서 비행기를 보는 만복이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다들 경기를 포기하는 것에 놀라지만 만복이의 친구와 수지 선배는 그런 만복이의 태도에 웃음을 짓는다. 필자도 그런 모습이 좋았다. 결과가 어떻든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 아닌가. 차를 탈 수 없는 만복이와 이제 달릴 수 없는 수지 선배는 같이 걷기로 하고 영화는 끝난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둘이 여행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결말이다.

     

     영화를 다시 보고는 세 캐릭터의 모습이 와닿았다. 하고 싶은 게 없는 만복이, 육상을 포기할 수 없는 수지 선배와 공무원으로 취업해 적당히 살고 싶은 지현이가 나온다. 한국 사회 아이들의 꿈에 대한 고민을 잘 다룬 영화이다. 특히 주인공들의 무섭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만두기에는 무섭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무서운 게 많이 공감되었다. 선생님은 꿈과 열정을 강조하지만 경보를 하는데 뚜렷한 이유는 없다. 순수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결말이 매우 좋았다.

     

    이제 만복이는 어디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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