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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캅스 / 여성 서사 / 라미란 / 이성경 / 수영 / 형사물 / 스포 있음
    영화 후기 2019. 7. 27. 22:41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여성 형사물을 보고 싶으신 분들

    - <나를 차버린 스파이>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

     

     영화관에서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던 영화이다. 그런데 또 많이 울었던 영화이다.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 피해자인 범죄이고 영화에서도 피해자인 여성을 경찰들 중 여성들이 구해준다는 것이 좋았다. 재미있는 부분이 매우 많았고 시리즈가 계속 나와서 아주 우러먹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우리가 흔하게 본 남자만 드글드글 나오는 한국영화의 딱 여성판이다. <베테랑>과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영화에서 이런 스토리 뻔히 보지 않았나? 그것을 여성들이 하니까 새롭고 지금까지 한국영화를 보면서 느낀 불편함 없이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런 영화가 더 많이 필요하다.

     

    박미영 역 라미란

     잘 나가던 형사가 결혼하고 애 낳고 오니 민원실로 밀려 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일하기의 어려움이 나와서 좋았다. 남성은 아이가 생겨도 이제는 가장으로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여성은 나가라고 압력을 받는다. 게다가 형사로서 일을 잘했지만 사실은 여성이라 보여주기 식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는 사실이 너무 현실적이었다. 일부러 남성이 하는 일로 치부되는 정수기 물갈기를 박미영이 해내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완전 노린거 아닌가. 남성들이 본인이 겪는 역차별로 맨날 이야기하는 정수기 물갈기를 여성이 해버려서 웃겼다. 개인적으로 조지혜(이성경)를 경찰서에서 만나서 아가씨라고 부르는 장면이 좋았다. 그리고 남자 형사들이 아가씨라고 부르지 말라고 말리는 장면은 어이가 없었다. 여자 형사가 범인을 때려 잡는 것보다 이게 더 현실적이지 않다. 현실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여성을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본인들이 아가씨라고 부르곤 한다.

     

    조지혜 역 이성경

     이성경 배우가 클럽에서 범인과 딱 마주하는 장면의 연출이 아주 좋다. 진짜 쫄깃하게 만드는 게 있다. 빨간 조명이 껌벅이면서 슬로우로 움직이는 장면은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사실 좀 오글거리는 대사도 많고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경찰서에 가서 조지혜가 남자 형사들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사실 좀 오글거렸지만 대사에 틀린 말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이 많은 형사가 막 출동 하자는 식으로 멋있는 척할 때는 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굳이 필요한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국 영화에서 여자가 잘 안 보이듯 이 영화가 남자가 잘 안 보인다. 박미영 남편이 계속 나오지만 말고는 잘 안 보인다. 범인들도 얼굴이 잘 안 외워질 정도로 조금씩 나왔다. 범행 행위가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것도 좋다. 여성들이 겪는 피해를 피해자에 맞춰서 소비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간혹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포르노처럼 그려내기도 하는데 이 영하는 그러지 않았다. 조지혜의 동료 남자들이 그나마 좀 나오는데 그들이 나중에 사과하는 장면이 정말 현실적이지 않았다. 디지털 성범죄가 얼마나 남성 경찰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범죄인지 알겠다. 경찰에 여성 경찰들이 더 필요하고 성범죄 피해 여성들에게는 여성 경찰이 담당하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영화에서 사이버 수사대에 가서 추적해서 범인을 잡아달라고 하자 직접 메일을 보내라고 한다. 물론 답장은 평생 안 올수 있다는 대답이 웃기기는 했지만 현실이었다. 실제로 피해가 있고 피해자가 있고 결국 자살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게 웃기만 할 일은 아니다.

     

    민원실 장면이 특히 웃겼다. / 유명한 하와이안 셔츠

     양장미 역의 수영 배우가 나오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특히 민원실에서의 장면들이 되게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페미를 노렸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을 엄청나게 노린 것이지만 글쎄 페미 영화까지는 아니다. 코미디 영화이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고 여성 서사를 원했다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살짝 노린 것이지 페미니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지겹도록 본 남자들이 한 것들을 여자가 한 것이고 한국영화에서 성범죄를 다룰 때면 여성을 대상화 시키기도 한 불편함 요소들을 치워버린 것 뿐이다. 그냥 좀 멀쩡한 영화이고 웃긴 영화이다. 잘 되어서 다행인 영화이고 계속 이런 류가 나오면 좋겠다.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면 당연히 피해자가 여성이 더 많지 않은가. 그리고 남성 경찰들이 이런 범죄에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 아닌가. 여성 경찰들의 연대는 당연한 것이었고 밀려난 여성들이 재능이 있다는 것은 현실이다. 그만큼은 현실적인 영화이다.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프로파일  - 걸캅스: 디지털 성범죄, 왜곡된 성문화가 낳은 악 | 오디오클립http://naver.me/5rCqVxAI

     

    걸캅스: 디지털 성범죄, 왜곡된 성문화가 낳은 악 (by 위캐스트)

    라미란, 이성경 주연 영화 <걸캅스> & 디지털 성범죄. 작가: 조영주, 최세희 성우: 김민정

    audioclip.naver.com

     이 오디오 클립을 추천한다. 채널의 다른 내용도 좋다. 이 채널은 범죄영화에서 범죄에 더 중점을 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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