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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심판> : 연말에 보기 좋은 드라마
    드라마 후기 2023. 12. 15. 16:40

     

    심은석 판사가 자백을 하라며 소년에서 하는 말이다.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아버지가 아니라 친구들의 발등을 찍는 것이라고 정확하게 짚어줘서 좋았다. 소년이 한 나쁜 행동으로 피해를 본 것은 같은 학교 학생들이다. 때문에 아버지만 생각할 때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 범죄를 저지르면, 또 이 범죄를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이 소년은 어떻게 될까? 심은석 판사는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라고 말한다. 그다음들이 모여서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실수를 한 것을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강신우라는 학생뿐만 아니라, 강신우의 아버지 강원중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드라마 구성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하나의 이야기가 최소 2명 정도의 인물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가정폭력은 서유리(심달기 배우)와 차태주 판사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청소년 회복 센터의 아이들은 대부분 가정 불화를 겪었고, 센터장의 딸조차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것이었다. 최근에 본 구성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는 모두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도 환자의 이야기와 간호사의 이야기가 엮이는 경우가 많았다.

     

     

    드디어 드라마 다 봤다. 이제 10회짜리면 짧은 거 같애. 드라마가 재미있어서 빨리 본 거 같기도 하고. 7화 후반부쯤에 이정은 배우가 등장한다. 이름은 4번째로 뜨는데 드라마에는 3화 정도만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정은 배우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그리고 마지막 3화 정도는 심은석 판사의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몰입해서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8화에서 미성년자 무면허 교통사고 사건의 이야기는 현실적이기도 했다. 현실의 소년사건은 이렇게 피해자에게 아픈 결과를 낳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어떻게서든 정의가 이루어지지만, 이 드라마는 현실에서의 아픔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판사들은 집단 성폭행 사건을 맡게 된다. 판사들은 제대로 판결을 내리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어떤지 알게 된다. 이런 구성이 좋았다. 바로 앞에서 부장판사로 인해 소년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고 법정을 웃으며 나간다. 다음에는 과거에 부장판사가 풀어준 아이들이 더 큰 죄를 지은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알게 되는 것이다.

     

    또 드라마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많은 사건들이 다 뉴스기사로 본 사건이었다. 미성년자 아이들이 어린 학생을 잔혹하게 죽인 사건. 무면허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죽었는데 피의자 소년들이 셀카를 찍어서 SNS에 올리면서 그 상황을 즐기던 사건. 집단 성폭행 사건. 옥상에서 벽돌을 떨어트려 누군가가 사망한 사건. 뉴스로 보던 사건들을 드라마로 보니 체감하는 느낌이 달랐다.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고 하여도 누군가를 잃고 힘들어 하는 피해자들을 보자 더 가까이 느껴졌다. 소년 범죄에 대해 기사로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만든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단 하나, 아쉽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심은석 판사는 계속해서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한다. 소년범을 혐오한다는 대사 하나로 드라마를 이끈 것이 아쉽다. 혐오라는 것은 사전적으로는 무언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오늘날에 혐오라는 단어는 여성혐오, 장애인 혐오와 같이 소수자를 차별하고 싫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년범이란 범죄자이기도 하지만, 많은 편견과 오해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를 혐오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소년범죄의 판사로 일한다는 것이 이상하다. 작가가 혐오란 개념을 제대로 이해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뉴스 기사에서 혐오란 단어를 남발해서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것 같은데.. 혐오란 우리가 없애야 되는 것이지 혐오한다고 당당하게 말해도 되는 단어가 아니다. 여담으로 남성혐오란 개념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남성은 소수자가 아니기 때문에 혐오란 단어가 붙는 것이 말이 안된다. 남성혐오란 없다. 드라마는 잘 만들었는데 결말이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로 끝나서 조금 아쉬웠다. 지금까지 이야기 전개한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시즌 2가 나올려고 그랬나? 찾아보니 소년심판2 제작은 무산되었다고 하네. 어쨋든 시즌2가 나온다면 찾아 보기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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