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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에 보기 딱 좋은 드라마 <소년심판>
    드라마 후기 2023. 12. 15. 16:24


    최근에 <소년심판>을 보기 시작했는데, 1화부터 연말 느낌이 가득하더라.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트리에, 조명들이 가득하다. 이 안에 청소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곳곳에 보인다. 어린 아이가 과하게 화장을 하고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는가 하면, 담배를 피면서 핸드폰으로 조건만남을 검색해보고 있다. 불안한 듯 걸어가는 한 아이는 옷에 피가 묻어 있다. 크리스마스에 맞춰 온통 꾸며놓은 거리에 아이들은 소외되고 위험해 보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이때는 다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 시간을 보낼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외롭고 소외된 아이들이 있다. 나는 그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보고싶다.


    제목이 <소년심판>이라 조금 헷갈린다. 소년재판인지, 소년판사인지. 왜 심판으로 했을까 했는데, 주인공 이름이 심은석 판사이다. 그래서 '심판'이라고 불린다. 제목을 '소년심판'으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가 싶다.


    처음부터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김혜수 배우만 해도 연기 잘하는건 다들 알겠지만. 이런 드라마들은 조연이 많이 나오잖아. 그래서 더 기대된다. 연기 잘하는 조연배우들이 엄청 나오거든. 그리고 이런 드라마를 볼 때는 이 배우 어디서 봤는데! 이러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나오는 간호사 배우도 두 명이나 나온다. 박지연 배우와 이상희 배우가 나온다.

    먼저, 이연 배우가 나온다. 1,2화에 아주 충격적인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나온다. 인터넷에 <소년심판>을 치면 바로 '백성우'와 '이연'이 뜬다. 그만큼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이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연 배우가 나온다는 거였고. 그런데 왜 이연 배우를 남자역할로 나오는지 의문이다. 여자로 했어도 이야기 전개에 어색한 게 하나도 없는데. 이연 배우가 겉으로 보기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배우인 것은 많다. 나는 이게 배우로서 아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여자라서, 아무리 변성기가 안 온 남자아이라 해도.. 여자같애서 보면서 조금 의아했다. 그리고 지후의 엄마역할로 박보경배우가 나온다. <글리치>에서 한 번 보고 난 후로 그 다음에 보는 드라마마다 박보경 배우가 나와서 신기하다. <작은 아씨들>, <나쁜 엄마>, <마이네임>, <해피니스>에도 나온다. 지금 거의 박보경 배우 필모깨기를 하는 것 같다. 2화가 끝나자 심달기 배우가 비틀거리며 등장한다. 아.. 이제 심달기 배우의 에피소드구나. 어떻게 이렇게 내가 좋아하고 또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들만 나오는지.. 

     

    이연 배우

     

    이런 연출이 재미있다. 법정에서 그 날의 일을 진술하는 장면이다. 집에 박지후라는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가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없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법정에 진짜 그 아이가 뛰어간다. 그 아이는 이미 죽고 없는데 법정에 있을리가 없다. 진술을 하는 그 날과 지금의 법정이 섞여 있는 것이다. 진술을 하면서 회상으로 그 날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지금의 시간에 그 날의 아이를 넣어놓은 장면이 재미있었다.

     


    아직 드라마를 보는 중인데 잘 만든 드라마라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카메라 무빙들부터 캐릭터들의 성격이 다 다른게 확실하게 보인다. 심은석 판사의 캐릭터가 특히 마음에 든다. 남 눈치를 안보면서 사회성은 살짝 떨어지는 것 같지만, 일은 엄청 잘하는 캐릭터. 그리고 아주 논리적이라 맞는 말만 하는 캐릭터. 반말하고 일을 시키는 캐릭터가 여자인 경우가 별로 없어서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심은석 판사는 이순신 장군같은 스타일이다. 초반에 상대방의 머리를 취했으니, 팔은 내줘야 하지 않냐는 말을 할 때 너무 멋있었다. 세상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어디있나. 하지만 김혜수 배우니까 그게 소화가 된다. 그런데 소년범을 혐오한다니, 왜 그럴까 궁금하다. 굳이 소년부 판사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게 잘 만들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 있다. 심은석 판사는 왜 소년부에서 일하는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정다은 간호사는 왜 내과에서 정신과로 왔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면 우리가 궁금해서 드라마를 계속해서 본다. 구성이 좋은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소년심판>의 경우는 사건의 피의자를 만나기 때문에 당연히 궁금증을 자아낼 요소가 더 많다. 그래서 1,2화는 아주 충격적인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1,2화를 보고 이 드라마를 계속 볼지 결정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살인사건을 배치했다. 또한 어린 아이가 죽는 것이지만, 18세를 붙여놓고도 잔인한 장면을 최대한 배제했다. 시체를 훼손하는 장면도 잘 보이지 않고, 그냥 쓰레기봉투에 피가 묻어있는 정도이다. 이렇게만 보여도 얼마나 잔인한 사건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넷플릭스랑 드라마 회사들은 좀 반성해라. 영화감독들도..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 보여주지 않고도 그 잔인함을 표현할 수 있다.

     

     

    법정에서 재판을 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화면 구도가 이렇게 대칭에 맞는 장면이 많다. 그래서 더 좋고, 재미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배석이 좌배석보다 높은 자리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역사 오른팔이 더 위인 것이다. 그리고 여자판사는 리본이고 남자판사는 넥타이이다. 세상에 판사도 여자, 남자 옷이 다를 줄을 몰랐다. 

     

    좋은 장면과 대사가 많았다. 2화 12분쯤에 심은석 판사는 우리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년범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소년범이라 살인을 저질러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면, "법 참 쉽네"라고 생각하며 우습게 여기지 않겠냐고 말한느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좋았다. 또 세상에 동화같은 이야기는 없고 그저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느냐 아니냐로 갈릴 뿐이다. 그러므로 경찰서와 법원이 있는 거다라는 대사가 참 좋았다. 심은석 판사가 유리에게 말하던 장면도 좋았다. 예의 없게 굴지 말라,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꼰대같은 말들 속에서 웃을 일 없어도 웃으면서 살라는 말이 좋았다. 지금은 나도 꼰대라 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런데 심판도 안 웃고 사는데 이런 생각도 들고..

     

    5화에서 아이들은 나쁜 짓인줄 알면서도 한다고 말한다. 나 좀 봐달라고, 나 힘들다고, 왜 몰라보냐고. 이 말을 염혜란 배우가 할 때도 마음이 아팠는데, 김혜수 배우가 말할 때는 눈물이 났다. 정말 드라마 구성을 잘했다. 처음에는 같이 의심을 하게 만드는데 뒤에는 반전이 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거의 2화 정도의 분량으로 나오는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

     

    차태주가 옛날에 방황하던 시절 자기를 잡아준 판사가 있다고 말하는데, 누가봐도 강원중(이성민 배우)같았다. 그리고 차태주를 잡아준 그 강원중 지금은 나쁜 길로 가겠구나 싶었다. 나쁜 길로 간다면, 드라마 참 재미있겠다 했는데, 정말로 그러더라. 7화 19분 40초쯤에 강원중이 방송국에서 전화를 받는 신이 있다. 이때, 조명이 꺼지면서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는데, 그런 연출이 좋았다. 불길한 기운이 감도게 연출을 잘했다.

     

    보면 볼수록 반가운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지옥만세>에서 가해자(정이주 배우)였던 배우가 여기도 나온다. 정이주 배우 쳐보니까 필모가 아직 4개인데, 그 중에 3개를 봤다. <트롤리>도 보고 있는 드라마인데 신기하다. 그리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환자의 엄마였던 배우(박미현 배우)가 여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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