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214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_1 : 2025년, 돈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지?독서 일기 2025. 2. 14. 14:57
모든 이야기는 돈에서 시작한다. 진부하게도 말이지. 하지만 냉방비를 내지 못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세 자리 수에 달하는 2025년, 돈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지?진짜 읽을까 말까, 고민하며 프롤로그만 잠깐 읽었는데. 어떻게 배경이 25년? 이런 기막힌 우연이.. 조예은 작가의 책은 다 운명처럼 느껴진다. 교보 이북 도서관으로 책을 빌려 읽어 볼려고. 동네에 내가 회원가입한 도서관도 사용 가능하고, 졸업한 대학교 이북 도서관도 되더라고.. 굿굿. 핸드폰 어플이나 컴퓨터로도 볼 수 있다. 동네 도서관 회원가입하면 아마 대부분 사용 가능할 듯!
줄거리 요약!
엄마를 잃고 복수를 꿈꾸는 화영과
몸을 잃고 곰 인형에 영혼이 갇힌 도하의 귀엽고도 잔혹한 복수극
야무시의 집값은 계속 오르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모두 레인보우 아파트로 모인다. <사하맨션>과 꽤 비슷하네. 사하맨션에 비해서는 조금 상황이 나아보이지만.. 이것도 낫다고 할 수 있나. 더 현실적인 느낌이다. 사하맨션은 먼 미래의 디스토피아 같다면, 레인보우 아파트는 현실에 이렇게 사는 열일곱 살짜리가 있을 것 같아 더 보기 힘들다. 또 조예은 작가 특유의 귀여우면서 잔혹한 이야기를 볼 수 있겠군. 기대된다~
그러나 흉기란 남의 살에 박혀 있는 순간을 제외하곤 언제든 나 역시 상처 입힐 수 있는 것. 태어날 때부터 쥐고 태어난 게 아닌 이상 영혼 정도는 팔아넘겨야 간신히 손잡이를 쥘 수 있는 법이다
어느 시대, 어느 도시든 머물 곳 없는 아이들은 늘 존재한다.
부인의 마지막 말을 곱씹었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 거야. 하지만 난 앞으로 더 끔찍한 짓을 할 건데. 진짜인 게 있기는 했냐고? 모르겠다. 진짜라는 게 껍데기 속 알맹이를 말하는 거라면, 엄마가 죽은 후로 나에게 그런 게 남아 있기는 했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신을 자꾸 영진 앞으로 가져다 놓는 듯한 기분이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자율학습 시간 등에 할 일이 없을 때 곰 인형을 꺼내 눈을 꿰맸다.그 친구는 누구였을까. 화영이 가지고 있는 엄마에 대한 기억 교보 전자도서관 어플이 좋은 점이 이렇게 사진으로 문장을 뽑을 수도 있다. 공유도 잘 되고.
- 2점 차이로 엄마와 아빠가 죽은 게 맞을까? 나는 도하가 2점 차이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끔찍한 하루였지만 2점 차이로 아빠에게 혼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화장실에 갇히지 않았다면 아빠와 함께 꿀떡을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도하도 죽었겠지.아침부터 찌뿌둥하던 몸도, 갑자기 쏟아진 코피도, 어서 집으로 가 보라던 학원강사와 순순히 조퇴한 일 모두. 도하는 금기를 어기는 공포영화 조연 같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도현의 방 안쪽을 확인하고 싶어진 것이다.
도하는 너무 말랑거려 중심을 잡기 힘든 몸을 이끌고 상가 유리문 앞에 섰다.
- 세상에 너무 귀엽다.
황화영과 한도하.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모든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 둘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도하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지 못하고 도현이라고 거짓말한다. 왜?
"내가 뭘 도와주면 돼?"
"복수."
네가 필요해. 흔들리는 화영의 배낭 속에서 도하는 그 다섯 글자를 곱씹었다. 있지도 않은 심장이 콩닥거리는 것 같아 도하는 그저 말랑하기만 한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어느 날을 떠올리며, 그는 다시 한번 읊조렸다.
작년에 리모델링한 본관과 달리 100년 전 지었을 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별관은 정말 뭐라도 나올 것처럼 스산했다.
하지만 뭐, 그런 것들을 보는 건 이제 익숙하니까.- 도하는 항상 환영에 시달렸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설렌다
“유치한 소리 하지 마.”
“난 유치한 게 좋아. 너도 사실 그렇잖아. 얼굴에 다 보여.”도하와 주영은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위의 함께 베어의 눈알을 붙이던 친구였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런데 둘이 어긋나는 점이 참 마음아팠다. 그 나이대 애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잘못이지만. 또 충분히 상처갈 될 일이었다.
제대로 된 몸으로, 가짜가 아닌 진짜 이름으로 눈을 보면서 사과하겠다고 도하는 결심했다.봐봐. 조예은 작가 특유의 살벌한 표현을. 화영은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여 돈을 벌었다. 그렇게 비참하게 돈을 벌었는데 2000만 원을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방법으로 너무 쉽게 얻어버렸다. 그때의 화영의 감정은 아마 통쾌함보다는 비참함에 가까울 것이다.
소제목이 재미있다.
'씨더뷰파크 이사 떡 사건'의 범인은 일부러 부자들이 모여 사는 씨더뷰파크 펜트하우스를 노렸다.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며, 하지만 피해자 중에는 가난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화영의 엄마. 그리고 화영은 엄마를 화장해 봉안당에 갔을 때 죽음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의 자리는 가장 밑층의 가장 구석진 곳.돈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어 나온다. 모든 죽음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 사실 지금도 다를바가 없다. 25년에 펼친 책인데, 책은 아마 더 전에 쓰였을 텐데. 너무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311_<테디베어는 죽지 않아>_2 : “그 구원, 제가 살게요. 얼마예요?” (0) 2025.03.11 4월의 마지막 독서 일기 :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완독! (0) 2024.04.29 4월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독서 일기 (2) 2024.04.27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 독서 일기 1 (0) 2024.04.27 3월 독서 일기 2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뉴서울 젤리파크 대학살>, <소년이 온다>, (3)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