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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독서 일기
    독서 일기 2024. 4. 27. 19:54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4/11

    "나는 체호프를 게걸스럽게 읽는다. 그의 글을 읽으면 삶의 시작과 종말에 대해 무언가 중요한 생각을 곧 만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증언>, 쇼스타코비치

    쇼스타코비치가 작가 체호프에 대해서 한 말이라고 한다. 체호프의 책도 읽어야 겠다. 아마 인간은 평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찾아 책과 영화, 드라마를 보지 않을까? 내가 그러하고 있다. 지금 <신경끄기의 기술>을 읽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내가 그 책을 게걸스럽게 읽고 있다. 다른 책과 달리 빠르게 아무것도 메모하지 않고 읽고 있다. 아마 살면서 여러번 다시 읽을 것 같다.

    "그것은 일단은 출생과 죽음이겠지만, 더 나아가 기쁨과 슬픔, 소유와 상실, 에로스와 타나토스, 만남과 이별 등등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이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정작 그런 것들을 가장 잘 모른다. 그러니 소설을 읽는 것이다. '무언가 중요한 생각'을 곧 만나게 되리라 기대하면서."

    다들 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며 블로그나 유튜브에 목록을 올리는데. 사실 살아가면서 꼭 봐야 할 목록이라면 살아가는 것과 관련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꼽는다면 나는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 신형철 작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의 기술>일 것 같다.

     

    일단 <보건교사 안은영>은 나에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관을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다. 삶이란 죽음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삶이란 죽음이 있고, 끝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무조건 죽는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여러번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죽어도 우리는 살아야 되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도움을 준 책이다.

     

    그리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슬픔에 대하여 알 수 있는 책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사람은 행복한 날보다 아픈 날이 더 많고, 좋은 날보다 슬픈 날이 더 많을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 해서 슬픈 날이 다 나쁜 날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우리는 거기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 고통 속에 기쁨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책을 써내기로 했다고 하자.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수많은 고통을 겪을 것이다.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고, 나의 글쓰기 능력에 실망도 하고 자괴감도 들 것이다. 하지만 결국 책을 다 써냈다고 보자. 그러면 기쁨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글을 써온 나의 시간은 고통의 시간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 기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신경 끄기의 기술>은 정말 직관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지금 책에게 팩폭을 당하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망상 속에서 살았고 그게 깨지면서 엄청난 무력감과 우울이 찾아왔는데 이 책을 다행히 그 타이밍에 보게 되어서 현실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나도 목록을 만들어 보고 싶어 쓴 것이고, 사실 살아가면서 꼭 봐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다 챙겨보지 못했다고 스트레스 받는 것도 어이가 없다. 모르고 사는 삶이 의미없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안 그래도 바쁘고 갓생이니 뭐니 이것저것 다 하라고 하는데 영화도 드라마도 책도 꼭 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건 너무 피곤하다.



    나는 아직 윤이형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 안에 윤이형 작가의 책이 여러번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윤이형 작가의 세계관은 정말 특이한 것 같다. 뭐랄까, 철학적이랄까? 진짜 너무 궁금하다. 읽어봐야 겠다. 보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이번에는 <아주 보통의 연애>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책은 나도 읽어본 책이라 반가웠다. 아는 책이 나오면 그렇게 즐겁네. 그래서 오래만에 <아주 보통의 연애>에서 첫 번째 단편소설을 다시 읽어봤다. 이 책은 가끔씩 생각난다. 읽은지 오래되서 내용을 까먹어서 다시 읽어보고,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고, 다시 까먹고 있다. 나는 단편소설 중에 <고양이 샨티>가 가장 좋았는데, 또 내용을 까먹은 거 있지. 하나 기억나는 건 주인공 성별을 반대로 생각하고 읽었다는거.

    4/14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매일 쓴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쓰게 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더 나은 인간이 된다는 사실만은 장담할 수 있다."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인간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를 다섯 배 더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그러므로 한 번 비난을 받으면 다섯 번 칭찬을 받아야 마음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긍정하는 일인 것이어서 그 덕분에 우리 존재가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것 등이 그의 체험적 결론이다."

    요즘 내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를 더 강하게 느낀다. 또 책이 나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힌트를 알려줬네. 나는 글을 자주 써야겠다.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까진 알려주진 않고, 아주 조금 힌트를 알려준다. 그래서 요즘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읽는다.

    "그 난관을, 여러분은 지극히 이기적인 방식으로 돌파 할 것이고, 마침내 돌파할거예요. 인간이니까,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니까. 그리고 훗날 회환과 함께 돌아볼 때가 올 텐데, 바로 그때, 뭔가를 배우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아주 조금 달라질 거예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아주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13년 뒤 우리는 그때와는 다른 탄핵을 경험했다. 전적으로 국민의 뜻대로 된, 국민의 힘으로 이룬 대통령 탄핵이므로, 당연하게도 이것은 혁명이라고 불려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저자가 한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국민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 말했는데,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속했던 당의 이름이 '국민의 힘'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는 당의 이름이 아니었으니까 저자가 '국민의 힘'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인데, 나는 책을 24년도에 읽게 되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되게 모순적인 말이 되어버렸다.

    "멜랑콜리 자체가 나르시시즘이기 때문이다."

     

    멜랑콜리 뜻을 쳐보니 이렇게 뜬다. " 우울 또는 비관주의에 해당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삶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비롯된  감정은 이후 정신 의학 분야에서 다루어진다." 이 말 뜻을 보니, 조금 공감되기도 한다. 너무 우울해하는 것도 나르시시즘인 것 같다. 내 인생에 내가 너무 중요하고, 특별해서 더 고민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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