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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만세> : 올해의 영화 중 하나.
    영화 후기 2023. 11. 25. 15:43

    올해 본 영화 중에 좋은 영화가 뭐지 생각했다. 일단, <다음 소희>랑 <바비>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하나 더 생겼다. <지옥만세>.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봤다. 영화 잘 만들었다. 재미있어. 배우들도 다 좋고. 감독도 궁금해지는 영화.

     

    송나미=쏭남, 황선우=황구라는 죽고 싶은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수학여행이 가기 싫다. 왕따를 당하기 때문에. 둘은 모여서 죽음을 공모한다. 죽기 전에 우리를 망친 박채린에게 기스를 내고 가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박채린을 찾아가는데.. 박채린은 오히려 둘을 보고 반가워한다. 용서를 구하고 회개를 하면 낙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채린에게 복수를 하면 오히려 박채린이 낙원을 갈 수 있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에 맞닿는다.

     

    둘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박채린을 만나지만 쪼그라든다. 맞서지도 못하고 기스도 내지 못하고 끌려다닌다. 송나미는 자기만 믿으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박채린을 용서하려고 한다. 황선우는 왕따를 당한 아이이고, 송나미는 박채린의 무리에서 황선우를 같이 괴롭혔지만 사실 꼬봉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황선우와 송나미도 둘의 관계를 잘 들여다 보면, 송나미는 가해자이기도 한 것이다. 박채린에게 복수를 하기는 개뿔, 황선우나 송나미는 둘이 싸우기나 한다. 게다가 박채린은 낙원에 가기 위해, 자신보다 점수가 놓은 아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여기서도 여왕별이었고, 착한 척은 다하면서 뒤에서 몰래 점수가 높은 아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사실 중후반부까지도 많이 답답하다. 복수를 하지 못하니까. 용서까지 하려고 드니까. 주인공이 하는 게 적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야기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둘은 아무것도 못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이 박채린의 얼굴에 기스를 낸다. 그리고 박채린은 낙원도 가지 못하게 된다.

     

    극본을 정말 잘 썻다고 생각한 게 반복되는 대사가 많다. 황선우는 계속 "오키오키"라고 대답하고 송나미는 계속 "자기만 믿으라"고 말한다. 계속 송나미는 "죽은 놈한테 떡 하나 더 준다"고 말하고, 황선우는 "죽은 놈이 아니라 미운 놈"이라고 고쳐준다. 대사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송나미가 박채린의 얼굴에 기스를 내겠다고 하였지만, 실패한다. 하지만 결국 박채린의 얼굴에 기스가 난다. 또 박채린은 계속 명호 쌤이 자신을 구하려 올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황선우와 송나미가 구하려 온다. 박채린은 절망한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저지른 가해가 돌아온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끝까지 박채린을 용서하지 않는다. 죽지 않기로 하고, 오히려 박채린한테도 살으라고 말한다. 죽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계속 살려고 하고, 누군가를 살린 것이 좋았다. 결국 아이들은 지옥으로 돌아오지만, 서로 친구가 된다. 둘이 있으면 꽤 즐거울 것 같다.

     

    극은 케이크를 가지고 박채린이 황선우를 괴롭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극이 진행되며 송나미는 케이크를 보고 자신과 박채린이 황선우에게 저지른 일을 떠오르게 된다. 또 극의 초반에 송나미는 불꽃놀이를 바라본다. 극의 후반에도 불꽃놀이가 터지는 것을 보게 된다. 송나미는 황선우와 버스를 타고 떠날 때 따로 떨어져 앉아 애들은 지금 수학여행에 가서 캠프파이어를 하겠지라고 말한다. 다행히 송나미와 황선우도 캠프파이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송나미가 극의 초반에 추던 춤을 다시 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송나미와 황선우가 버스에서 같이 앉아 돌아온다. 이렇게 반복되는 소재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멀어져 가는 황선우를 송나미는 바라본다. 자전거를 타고 멀어지는 황선우가 점점 뿌옇게 보인다. 카메라의 초점이 나가는 듯 한데 송나미의 얼굴을 보니까 눈물이 차오르고 있다. 이런 식의 연출이 재미있었다.

     

    방효린, 황선우

    이 두 배우가 너무 좋았다. 연기도 잘 하고. 방효린 배우(황선우)는 힘 없는 목소리도 잘 내고 "오키오키" 할 때마다 너무 웃겼다. 오우리 배우(송나미)도 더더 보고 싶은 배우다. 또 잘 만든 여성서사를 발견했다. 주연 배우도 세 명까지 여성배우이고, 감독도 여성감독이다. 그리고 내용까지 너무 재미있다.

     

    포스터도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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