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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독서일기 2 <보건교사 안은영>,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독서 일기 2023. 12. 23. 18:29

    보건교사 안은영

    12/13

    6. 레이디버그 레이디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의 엔딩은 김래디가 안은영을 찾아와 자신의 엄마가 귀신을 본다고 털어놓으면서 끝난다.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은 그 에피소드가 책에는 있다. 궁금해서 얼마나 두근두근하며 책을 읽었는지 모른다.

    "은영은 어쩌다가 이 남자와 비밀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나 생각했다."

    "은영은 아득해지는 마음을 추스르며 맡겨진 문제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안은영이라는 인간의 캐릭터가 너무 웃기고 공감된다. 래디 엄마에게 억지로 대화를 하여 정보를 얻어 내는 안은영의 마음이 참 공감된다. 나도 스몰토크에 약하고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억지로 묻는 것이 어렵거든.

    "하여튼 퇴마사를 부르기 전에 병원이 먼저라고 이 사람들아, 의료인으로서 속상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설마 어떤 영험한 거세를 통해 영원한 젊음을 얻은 건가."

    꽤 그럴듯한 논리다.

    "대화는 잘 이어지지 않았는데, 은영이 긴장한 탓도 있지만 가족들이 각자 멍을 때리는 바람에 그랬다. 당신들끼리는 멍 때려도 편하겠지."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기분 좋은 공기가 시각적으로 보였으니까. 색깔로 말하자면 오트밀 색에 가까운 베이지였다. 화려한 색은 아니지만 은영이 늘 동경했던 색이다. 베이지 색이 어울리는 여자가, 혹은 커플이 되고 싶다고 말이다."

    래디는 진지해질수록 목소리가 낮아지는 아이이다.

    "궁금한 건 그냥 물어본다는 점에서 애들은 건강했다."

    7. 가로등 아래 김강선

    드디어 김강선의 이야기이다. 가장 많이 울은 에피소드이다. 놀이터에서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 이야기와 이 에피소드가 가장 슬펐다.

    "소년 시절에도 소년의 표정을 하고 있지는 않았던 얼굴이라 더 알아보기 쉬웠는지도 모른다."

    "강선은 살아 있었더라면 활기찬 소리가 났을 보폭으로 은영의 집에 따라 올라왔다."

    "어쩌다가, 너무 젊잖아, 왜 그랬어. 여러 가지 말들이 혀끝까지 밀려왔지만"

    "두 사람은 같은 반이었고 각자 문제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은영은 지금보다 훨씬 미숙해서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는데"

    "아무도 함께 밥을 먹어 주지 않는 나날이었다."

    이 표현이 너무 좋다. 나도 학교다닐 때 누구랑 밥을 먹을지 걱정을 많이 하던 사람으로서 아무도 함께 밥을 먹어 주지 않는 날들이 어떨지 알 것 같다.

    "일부러 웃으며 물었고 강선이 없다고 대답했기 때문에 안심했다. 누군가를 남기고 죽기엔 좋지 않은 나이다. 그런 문제에 좋은 나이는 없지만."

    목소리가 친절했고 누가 말을 걸어 준 것만으로도 기뻤다는 내용이 좋았다.
    강선도 누가 그림을 달라고 한 게 기뻤다. 은영과 강선 모두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기뻐하는 아이였다. 그렇게 외롭고 문제적 시간을 보내던 아이였다.


    "하긴 그렇게 폭 넓고 놀라운 이야기들에 푹 젖어 사는 아이들었으니, 쉽게 편견에 사로잡힐 리 없었다."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편견에 쉽게 사로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나 또한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니 그러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만화 동아리 애들은 또래 아이들에서 소외된 친구들이 많은데 그래서 강선과 은영하고도 잘 어울린 게 아닐까? 소외된 친구들이 더 소외된 친구들을 잘 발견하고 친구가 되어 준다. 여중생 A 웹툰에서도 소외된 주인공에게 친구가 되어준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폭력적인 죽음의 흔적들은 너무나 오래 남았다. 어린 은영은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 지독하게 폭력적인 세계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가끔은 피할 수 없이 다치는 일이란 걸 천천히 깨닫고 있었다."

    "다치지 말고 경쾌하게 가란 말이야."

    왜 강선의 말에 눈물이 나는지.

    "캐릭터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장르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므로 지금의 은영은 사실 강선의 설정인 셈이었다."

    "그렇게 꿰뚫어 버릴 때 죽은 사람들이 좀 얄미웠다."

    현재에서 강선이 말할 때는 - 작대기 표시네. 귀신이라 그런가.

     

    가장 많이 울었다.


    "하지만 끝내 다시 얼굴 볼 일은 없었다. 끝내, 라고 말한 것은 죽고 나서 보는 건 카운트하지 않으므로."

    "사람보다 다른 것들이 비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값없게 느껴졌다."

    "은영이 털어놓았다. 털어놓지 않아도 들킬 말들을."

    "나쁜 일들은 언제나 생겨." 

    "너한테도 생겼잖아."는 차마 말하지 못해서 더 슬프다

    "강선과의 대화는 언제나 은영이 조금 바보가 되어 끝났다. 더 바보가 되어도 좋으니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서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만 더 있어, 말하고 싶었지만 은영은 칙칙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책에서는 강선이 잡은 입자가 되어 흩어질 때, 은영이 상자를 들고 달려가서 주워 담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는 진짜 주워 담을려고 하는 구나. 드라마가 더 감정이 폭발하게 그려진거 같지만 난 둘 다 좋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12/22

     


    다애 점점 무섭다. 입가에 계속 미소를 띄울 때부터 이상하다 싶더니. 점점 무서워지네.

    "재윤이 더, 더 약해졌으면 좋겠다."

    "차라리 그때가 좋았다. 고지가 보이는 목표를 앞에 두고 전속력으로 달리던 생활이. 나와 재윤이 같은 질량의 애정으로 서로를 마주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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