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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독서일기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보건교사 안은영>, <소년이 온다>, <사하맨션>
    독서 일기 2024. 1. 27. 15:06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1/3

    "꿈과 희망의 뉴서울파크, 그곳에는 즐거움만 가득할 것 같았다. 세상의 어떤 불행도 침입하지 못하는 곳, 설탕으로 지어진 이글루와 같은 곳."

     

     

    1/23

    "사춘기의 나는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가 제일 원망스러웠다."

     



    보건교사 안은영

    1/13

    8. 전학생 옴


    책에서는 옴이 안은영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 드라마는 옴이 떼로 학교로 몰려오는 것으로 표현했다. 드라마는 무엇이든 더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게 그리는 것 같다. 소설은 상상하는 재미가 있고, 드라마는 그 상상이 더 풍부하게 그려져서 재미있다.

     

    "처음 여자로 태어났고, 처음 평화롭구나?"

    "보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잔인한 공정의 가죽 제품이나 기름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차에 무딜 수 있다. 하지만 뚜렷하게 보는 사람이 하는 선택치고는 가장 나쁜 선택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작가는 맨날 동물, 환경 이야기를 한다. 다른 소설들은 안 그런데, 여자작가들 소설은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말도 안되는 세계관이 나오는 SF나 인물들이 참 많아. 나도 그랬음 좋겠지만, 가끔은 먼 미래는 지금보다 나쁘면 나빴지 이럴 수 있을 까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러니까 희망이 가득한 세계가 나도 그러면 좋겠지만 뭐랄까.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고 해야되나.

    "남의 것 같은 혀를 움직여 겨우 묻자, 두 선생님이 다시 웃었다." 

     

    "대학생이 되고 싶어!"

    마취가 풀리지 않아 남의 것 같은 혀라니. 대학생이 되고 싶어가 왜 이렇게 벅차냐..

    "살아간다는 거 마음이 조급해지는 거구나. 욕심이 나는 거구나."

    그러게. 나 역시 그렇다.


    9. 온건 교사 박대홍

    제목이 재미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에 이어 온건 교사 박대홍이 나온다.

    "역사교육과는 어느 학교든 가장 사회운동에 앞장서는 편이긴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역사를 조금만 공부하면 사회가 역사적으로 순방향을 향하는지 역방향을 향하는지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대흥이 생각하기에 20세기는 오점 없이 살기 쉬운 세기가 아니었다."

    <시선으로부터>가 생각나는 문장이다. 같은 작가가 쓴 소설답다. <시선으로부터>에서 유명한 문장이 있잖아.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이 문장이 딱 생각났다.

    "대흥의 설명을, 어른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세계를 특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끄트머리에 그렇게 덧붙여 주기도 했는데 그러면 아이의 눈 안에서 뭔가가 반짝였다."

    내 기억에도 고등학생 아이들은 부조리를 잘 느끼고 선거권이 생기기를 기다렸는데. 왜 아직도 이러지. 중고등학교 때부터 느꼈는데 법과 정치랑 역사 수업은 열심히 들으면 다음 선거에 누구를 뽑아야 할지 나왔는데. 그래서 너무 공감되는 에피소드였다.

    "그렇게 대흥의 눈이 갈색 얼굴들에 머무는 동안에도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

    1/25

    10. 돌풍 속에 우리 둘이 안고 있었지

    이번 편도 제목이 참 좋다.


    인표는 선 보러 가서도 계속 은영이 생각만 하고, 지영씨가 좋은 이유도 은영과 비교해서 찾는걸 보면 은영을 좋아한다고 볼 수 밖에 없네. 정세랑 작가의 로맨스가 진짜 재밌다니까. 물론 제일 재미있는 건 <덧니가 보고싶어>다!

    "은영이 상상하기 어려운 두 사람의 시간은, 은영과 인표가 함께 보냈던 시간과 닮아 있을지 전혀 다를지 궁금했다."

    "마음속에서 부실한 선반 같은 것들이 내려앉는 소리가 났다."

    정세랑 작가는 정말 마음을 가지고 재미있는 문장을 잘 만드네. <덧니가 보고싶어> 때에는 뭐더라. '어딘가로 굴러떨어지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뭐 이런 문장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는데. 마음이 참 요상한 글을 잘 쓴다.

    "여기 계속 있을 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도 있을 듯한데,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지게 되어 있어요. 친절한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을 어떻게 계속 이겨요." 

    "거짓말이어서,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하고 싶었던 말이 부스러져 안쪽으로 가라앉지 않고 확신의 총알이 되어 발사되는 순간이 말이다."

    은영과 인표의 결말이 너무 좋다.

     

     

    작가의 말 


    "형님이 자기 이름을 홀랑 넘긴 줄도 모르고... 언제나 소설을 도둑질로 쓰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정말로 얼굴이 투명해서 젤리 피시 같은 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이 있어야 좋은 아티스트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시즌 2도 보고 싶다.


    소년이 온다

    1/25

    마음이 힘들어서 자꾸 시작을 못하던 책이다. 30페이지정도만 읽어도 힘들다.


    책은 특이하게 한 아이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화자는 그 아이가 아니다. "너는 다시 입을 벌려 십호흡을 한다."처럼 그 아이를 "너"라고 부르며 이야기를 서술한다. 하지만 "너"의 마음까치 모두 알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들의 수가 많아야 함부로 못 들어올 텐데.... 느낌이 안 좋아요. 관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사람들은 점점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 군인들이 시민들을 모두 죽일 거란 소문에 집회의 수가 줄어들자 하는 말.

    "볕이 나른하던 5교시에 식물의 호흡에 대해 배웠던 게 다른 세상의 일 같다."

    "지난 일주일이 실감되지 않는 것만큼이나, 그 다른 세상의 시간이 더이상 실감되지 않는다."

    "아무렇게나 더 튀어나올 것 같은 그녀의 말을 막으며 너는 말한다."

    "그 옆얼굴이 말할 수 없이 침착하고 단단해 보여서, 갑자기 너는 뭐든 묻고 싶어진다."
    "오늘 남는 사람들은 정말 다 죽어요?"

     


    사하맨션

    1/25

    "자신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 착하고 순진하고 사람을 죽인 사람. 얼핏 잘 맞물리지 않는 이 모든 항목들이 그를 둘러싸고 각각 정직하게 작용했다."

    사라의 이야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도경이 숨겨 달라고 말했고, 사라는 무슨 일인지 묻지 않았다. 또 누구를 죽인 건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도경이 두렵지는 않았다."

    도경이가 누군가를 죽였다고 하지만 아무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착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진다.

    "너랑 같이 살고 싶으니까."

    "지금 당신이 사는 집하고는 전혀 다를 거야. 춥고 덥고 더러워. 그래서 여기서 나하고 살다 보면 여기가 싫어지고 내가 싫어질지도 몰라."

    "하지만 사흘째 되던 밤 결국 누나와 살던 집 현관을 두드렸다. 진경은 아무 말 없이 붙박이장에서 눅눅한 베개를 꺼내 주었다. 도경은 누나에게 등을 돌리고 옆으로 누워서 조금 울었다. 다음 날부터 울지는 않았지만 계속 누나 집에 가 잤다."

    "장바구니 밖으로 기다란 파 한 단이 나와 있었다. 도경은 그런 수가 영화의 주인공 같아 좋았다."

    "도로 건너편에 도경이 도망쳐 왔던 공원. 그때는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달려왔었지, 그것도 단번에. 그만큼 살고 싶었거나 죽고 싶었거나."

    이건 또 정세랑 작가의 책에서 볼 법한 문장이네.

    "수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도경은 수를 이해했다. 그동안 충분히 용감하고 씩씩했다."

    "슬프고 무안해서 도경도 웃었다. 그때 똑같이 네 알을 먹었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였다."

    그날 도경과 수한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수하고 도경, 진경의 첫 만남은 욕조였을 줄이야. 참 도경도 그럴만해서, 수도 그럴만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

    "어른들의 우울한 유배지. 그 안에 속한 어찌할 수 없는 번거롭고 불편한 부속물. 맨션에서 어린아이들은 그런 난감한 존재였다."

    "휴일에 꼭 놀러오겠다고 맨션 아이들과 약속했다. 보육원을 떠날 때도 동생들과 약속했었다. 은진에게는 첫 번째 약속을 지켰으니 두 번째 약속도 지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L2가 아닌 직원들은 출근이 금지되었다니. 아이들만 L2만 죽으라는 것이랑 뭐가 달라.

    "봄이 머뭇거리던 해였다."

    보육원에서 갇혀 지내던 은진과 아이들이 어땠을까. 이 안에서도 놀이를 찾아 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프다.

    "보육원이 세계의 전부인, 응급 시설이 이 봄의 전부인 아이들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왜 봄이 안 오죠?"

    "눈이 안 멈출 것 같아요. 제가 멈출 것 같아요."

    "은진은 슬프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

    정말 이 소설이 슬프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이 있다. 은진의 이야기에서도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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